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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사설] 조금만 더 고통을 나누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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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북신문 작성일20-03-18 20:1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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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든 국민이 지쳐가고 있다.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삶의 기본이 무너져 버렸다. 이대로 가다가는 집단 우울증이 올지도 모른다. 국민들은 정부의 권유를 잘 따랐다.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고 개인 위생수칙을 준수했다.
     그러나 감염자 증가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더 이상 망가진 일상을 안고갈 수 없다는 태세다. 시장은 문을 열고 술집도 영업을 시작했다.
     이 같은 국민의 조바심은 당연하다. 언제 종식될지 모를 감염병 사태를 두고 손을 놓고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. 정부가 추경을 하고 중소상인과 피해 기업들을 구제하겠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한정적이다. 임대료 부담과 대출 이자 부담을 안고 매출 제로에 시달리는 소상공인들의 삶의 압박은 감염병의 위협보다 강할 수 있다. 그러나 아직 집단 감염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더욱 냉정해야 한다.
     이 때 권영진 대구시장의 호소에 귀기우릴 필요가 있다. 18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권 시장은 "(코로나19 사태 해결에 대한) 기대로 대응을 늦추게 되면 더 많고 긴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야 하기에 28일까지 2주 동안만 지금보다 더 강하게 협조해 달라"고 했다. 또 "저한테 더 권한이 있다면 2주 동안 통행금지를 내리고 싶은 심정"이라며 "그렇게 해야 잡을 수 있다. 외국의 경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통행금지 조치를 내린 곳도 많다"고 절박하게 호소했다. 그리고 "28일까지 힘내고 인내하면서 개인예방수칙을 더 철저히 지켜야 한다. 지금 이 상황은 희망을 드릴 수 없다. 추경을 통과하고 잔인한 3월을 보내면 우리도 4월 봄을 맞이할 수 있다. 희망을 말씀드리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다"고 말했다.
     권 시장의 호소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지금의 고통을 더 지속해 안고 가야 한다.
     질병관리본부도 코로나19가 '팬데믹' 단계로 접어들면서 장기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. 정은경 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"코로나19를 차단, 근절시키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고 저희도 그렇게 판단한다. 장기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"고 말했다.
    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묘안은 아직 없다는 것이다.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종식은 요원하다. 오로지 국민들의 고통분담만이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말이다. 특히 '장기전'이 필요하다는 발언에 힘이 빠진다.
     그러나 우리 민족은 위기에 강하다. 어떤 상황에서도 극복의 DNA가 우수하다. 더 기다리고 고통을 이겨야 한다. 그래야 이 지긋지긋한 상황에서 조기에 벗어날 수 있다.
      특정 집단에게 강요되는 고통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나눠 짊어질 짐이다. 조금만 더 기다려야 한다.
경북신문   kua348@naver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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